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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항아리18-31(65x65cm)

작품코드 230302
작가명  석철주
호수 20호
사이즈 65x65cm
재료 캔버스+먹+아크릴릭
제작연도 2018
  • 화가 석철주는 16살에 청전 이상범에게 사사한 이후 그림 그리는 외길 인생을 살아왔다.

    그런 그가 한때 이색적인 ‘외도’를 한 적이 있다. 등산 가이드를 했던 것이다. 

    요즘은 흔치 않으나 1970~1980년대에는 등산객들을 데리고, 길도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있었다.


    산을 좋아했던 석철주는 등산 가이드를 즐겼다. 더욱이 화가로서 전국의 산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사생(寫生)도 할 수 있는 데다 수입에도 보탬이 돼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20여 년 전쯤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뒤에는 더 이상 가이드를 할 순 없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젊을 때 다녔던 산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한다.

    석철주는 ‘신몽유도원도’에서 여행 가이드로 변신한다. 여행지는 꿈속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조선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린 그림이다. 

    그림 제목은 ‘무릉도원을 꿈속에서 걸었다’는 뜻이다.


  • 내그림의 도자기는 화면의 형태적 요소와 내용적 의미를 적절하게 구성함으로써 도자기 형태의 안과 밖의 경계를 너머 자연의 환영을 담고자 하였다. 

    캔버스 안과 밖의 공간, 도자기 형태를 둘러싼 안과 밖의 여백은 모두 보이지 않는 존재의 공간이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없는 듯 하지만, 그 안에는 어떠한 존재, 혹은 자연이 틀림없이 있다. 

    그러므로 식물의 이미지는 자연에 대한 나의 추상적 사유로서 나타난 흔적인 것이다. 


    여기에는 스스로 만들어놓은 공간 안에서 지속적으로 내가 지닌 존재가치를 가늠하는, 나의 능동적 창조의지와 사유과정이 담겨있다. 

    도자기 그림에 마음의 풍경을 담고 있다는 점은 나의 사의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전통적인 예술관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옛 화인들이 하얗고 둥근 항아리 모습에서 만개한 보름달을 떠올리며 도자기 위에 필묵으로 무한한 세계를 표현하듯 

    이제 나의 도자기 그림은 새로운 도원경을 펼쳐내고 있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운영하는 ‘인생 학교(The School of Life)’는 ‘불완전 항아리(Imperfection pot)’를 판매한다.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Moon jar)’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알랭 드 보통은 “달항아리의 완벽하지 않은 형상이 오히려 관용과 겸손의 미덕을 나타낸다”라고 설명한다.

    석철주의 ‘달항아리’는 ‘신몽유도원도’를 내 옆에 가까이 옮겨온다. 달항아리는 너무 많은 것은 비우고, 빈 곳은 채워준다.

    석철주의 달항아리는 삶과 영혼의 불완전한 곳을 메워 완전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완전하게 해주는 달항아리(Perfection pot)’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