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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현대사(100 x 50cm)

작품코드 230401
작가명  정정식
호수 30호
사이즈 100 x 50cm
재료 oil on canvas
제작연도 2018
  • 정정식의 지난 10여 년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두 가지 중요한 키워드는 ‘과일 ‘우주이다. 2010년에 열렸던 그의 개인전 부제는 ‘신비한 과일가게였다.

    젊을 때 인간의 몸에 주목했고그 후 한동안 정물과 인물 작품에도 몰두했던 그가 왜 과일을 주목하게 됐을까?


    정정식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자신들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 등 생명의 존재를 인식한다고 굳게 믿는다하지만 인간만이 생명의 실존을 아는 유일한 생명체라는 근거는 어디도 없다.”


    그는 인간과 포도레몬수박의 생명력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인간을 작품 속 오브제로 한 작품에서는 관객들이 인간에 너무 몰두하는 바람에 전체 작품이 전하려는 의도가 흐려지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고 한다피사체에만 극도로 줌인된 사진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과일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

  • 인간의 남성성을 가진 듯한 딸기여성성을 나타내는 것 같은 레몬에서 그는 생명의 생성에서 성장또 다른 생성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찾는다.

    눈앞의 딸기는 사람이 먹을 수도 있고썩어 없어질 수도 있으나 다시 흙으로물로 돌아가서 우주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몸과 딸기의 구성 요소는 탄소수소산소질소미네랄 등으로 지구의 구성 요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또한 이 모든 것은 우주로부터 왔다생명의 구성 요소가 고작 탄소와 수소산소 등 무기물질이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우주 빅뱅 직후에 생긴 무기물질인 수소는 생명 또는 물사물의 기본이다.


    우주 공간을 유영(遊泳)하는 듯한 딸기와 레몬은 생명의 기원으로 회귀하는 듯하다생명은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


    정정식의 작품은 지금 눈앞에 보이는 포도송이나 인간은 영속하는 시공간 속에서 찰나의 순간에 불과한 존재이지만 138억 년이란 과거와 무한에 가까운 미래가 압축돼 있다.

    그것은 크게 말하지 않아도 침묵 속에서 실재를 드러낸다.

    생명의 생성과 소멸을 아우르는 순환이란 바퀴는 쉼 없이 돌아갈 뿐이다.

    정정식의 작품에서 우주는 생명이 순환하는 시공간이지만고요하다.